매년 이맘때쯤이면 늘 각각의 키워드를 정하고 그에 대해 짤막하게 글을 썼었는데 올해는 나만 알아도 되는 일들이 많아서 트위터에서 타래 달아 적던 < 일 년 결산 코스메틱 어워드 >를 해보겠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화장품 좋아한다고 말하기 부끄럽지 않을만큼 사 모으고 신상 소식을 궁금해하고 그랬었는데 올해는 바쁘기도 했지만 솔직히는 시들해져서 새로운 화장품을 사도 그냥 혼자서 쓰고 주위에 소문을 안 냈고 딱히 낼 만한 제품도 없었고 그랬네요. 다 화장품 회사들이 트위터 유저인 저를 협찬대상 홍보대상에 넣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글의 말미에 협찬 여부를 적고싶어요. 속물인 인간이라 어뜨캐든 공짜 화장품을 좀 받고 싶은 맘이 늘 가득입니다.



2017 Yearly Beauty Favorites

지극히 개인적인 올해의 뷰티 아이템

⌁ 알렉스 로얄 비비크림 | ALEX Royal BB Cream
비비크림의 시작이라고 하면 역시 살구색이라고는 느껴지지도 않는, 말 그대로 시멘트색의 꾸덕꾸덕하고 기름진 피부과 시술 후 바르는 에프터 케어 용도의 크림인 건 모두 알겠지만 지금의 비비크림은 파운데이션에 가까운, 제형이나 커버력의 가벼운 정도를 어필하기 위한 이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고 사랑해서 단종을 막기 위해 '제발 사주세요. 써보세요.' 했던 어퓨의 윤광비비도 그런 류 중 하나이고요. 베이스 메이크업 중 가장 주류라고 할 수 있는 파운데이션, 컨실러를 고를 때 중요한 것은 텍스쳐나 마무리감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의 경우에 색 이거든요. 컨실러와 파운데이션 아래에 밑바탕이 되어주는 프라이머나 기초화장의 도움을 받는다면 조금 보송한 마무리감의 파운데이션도 무리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서요. 물론 구매 시에는 그런 것보다는 텍스쳐와 '얼마나 테크닉없이 빠르게 막 발라도 하루종일 멀쩡한 몰골을 유지해주느냐' 가 사회생활하고 바깥 생활하는 사람에겐 더없이 중요하니 세세한 컬러 레인지까지는 따지지 않고 대강 거슬리지 않는다면 색은 괜찮다 하고 넘어가지만요. 아무튼, 여기까지 읽으면 이 제품도 색이 엄청 예쁠 것 같지만 아니에요 절대 아니고요. 이것은 말 그대로 원조 비비크림. 그러니까 피부과 시술 후 붉어지고 예민해진 피부 위에 피부 재생과 붉은 기를 가려서 대외적 활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꾸덕한 시멘트색의 비비크림이에요. 그리고 제가 이걸 올해의 화장품에 꼽은 이유는 낮은 기대에 비해 가장 자주 손이 가고 편하게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계절이 바뀌고 추워지면서 피부 관리가 좀 소홀했던지 엄청 건조하고 따갑고 간지러운 피부염에 걸렸었는데 치료를 받고 회복 된 후에도 피부가 얇아지고 예민해지고 건조해진 게 느껴져서 뭘 바를 수가 없더라고요. 다른 제품을 발라서 탈 나는 것이 무서운 게 아니라 외출 전에는 촉촉하다가 외출 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건조해지는 게 무서워가지고요. 이 제품은 피부염 그 전에 산 제품인데 해외에서 직구해서 타이밍 좋게 피부염이 가라앉은 그쯤 사용을 하게 되었고, 처음에 짜보고 내 피부에 '이렇게 어두운 시멘트색을 발라도 되는 걸까..' 했지만 신기하게도 외출 후 저녁에 메이크업 지워낼때  클렌징 워터로 닦아내면 처음의 시멘트색은 온데간데없고 살구색이 나와요. 저 스스로가 아주 밝은 톤의 피부가 아니어서 모두에게 잘 맞는다고 거짓말하면 안될 거 같은데 표준의 21호 피부 이상만 되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커버력이 없지만 붉은 기를 엄청 잘 가려주고 피부톤을 전체적으로 일정하게 맞춰주어서 피부톤이 정돈된 맨얼굴을 가진 사람 같아 보여요. 당연히 유분감이 적은 타입의 제품은 아닌데 결국 이 제품 자체가 색조 화장보다는 기초 스킨케어로 분류할 수 있으니까 이 전에 다른 스킨케어를 잘 조절해 바른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는 번들번들한 피부를 즐기는 중이라 여기에 포포크림이나 에잇아워크림까지 섞어 쓰며 좋아해요. 피부에 큰 흉터는 없지만 붉은 기와 고르지 못한 피부톤이 고민인, 적당히 비비크림 하나 대강 바르고 땡 하고 싶은 사람이 바르기에 좋을 것 같아요. 커버력 없습니다 없어요 세번 말해야지 위에까지. 그리고 자외선 차단 지수가 없는 스킨케어 제품으로 분류가 되어서 선크림 전에 바르는 것이 올바른 사용법이라고 합니다. 저는 피부가 건조하고 아플때는 선크림 바르는게 더 무서워서 오히려 잘 되었다 싶었어요. 보통 손으로 두드려 발라도 좋지만 수분 라텍스 퍼프 같은 제품과 함께 사용해도 좋고 이 제품으로 적당히 베이스를 깔아준 뒤 다크서클이나 잡티 부분에 컨실러만 대강 얹어주면 하루종일 피부 편하고 건조하지 않아서, 그리고 아무리 잘 맞는 베이스를 써도 평생 저녁만 되면 볼이 이유 없이 근질근질했었는데 얘는 그러질 않아서 2017년 제일 잘 썼다고 말하고 싶어요. 참, 개봉 후 6개월 안에 사용해야 하고 냄새에 대한 이야기가 많던데 설명할 수 없는 향이 나요. 싫은데 토할 정도는 아니고, 토할 정도는 아닌데 그렇다고 괜찮아. 라고 말할 향은 아닙니다. 그냥 별로인 향 ⍨

⌁ 엘리자베스 아덴 에잇 아워 크림 | ElizabethArden 8hours Cream
이 제품도 피부염 이후에 얇아지고 건조한 피부를 위해서 급하게 이것저것 구매하던 시기에 재구매했던 제품이에요. 포포크림은 사실상 파파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바셀린(페트로늄젤리)이니까 무매력이 매력인 제품이고 마찬가지로 에잇 아워 크림도 베이스가 결국은 페트로늄 젤리이니까 비슷해야 맞는 건데 이상하게 에잇아워크림은 좀 달라요…. 이게 써본 사람들은 아는데 성분을 아무리 읽어봐도 그냥 그냥 몇 번씩 봤던 눈에 익은 이름들이고 대단한 좋은 성분이 들어가 있는 거 같지 않거든요. 근데 이상하게 트러블 위에 발라도 금방 가라앉고 상처 위에 얹어도 금방 아물고 그럽니다. 뭐 사실 페트로늄젤리의 주된 효과가 상처 치료나 보호라고는 하지만 저는 잘 못 느끼고 살아서 저한테 페트로늄젤리는 꾸덕한 밤타입 보습제같은 느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데 이 제품은 뭔가 확실히 다른 효과가 있어요. 워낙 유명한 제품이라 뭐 더 덧붙일 말도 없고 만능으로 참 잘 쓰고 있습니다. 20mL를 오래전에 비우고 이번에는 50mL를 사봤는데 진즉 다시 살 걸 하는 생각을 하는 중이에요. 저는 늘 오리지널을 사용해서 냄새가 그렇게 으악 할 정도인지 잘 못 느끼겠는데 (사실 버츠비 레스큐오인트먼트 류의 허벌 냄새를 좋아해요) 민감한 분들은 오리지널보다는 무향을 구매하시거나 테스트해보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바를 때마다 살짝 놀라긴 하는데 그래도 꾸준히 좋아하면서 킁킁거리고 있습니다. 특유의 향!

⌁ 갸스비 파우더 오일 클리어 페이퍼 | GATSBY Powdered Oil Clear Paper
밖에서 수정화장을 안 하는 사람이라도 살짝 올라온 유분을 닦아내고 파우더나 팩트를 살짝 눌러주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쓰려고 1+1 행사 때 구매했는데 오히려 외출 전에 더 잘 쓰고 있어요. 유명한 기름종이라서 설명이 필요하겠느냐마는 얇은 마 종이 기름종이에 한 쪽에는 아주 고운 파우더가 압착되어 있는 제품인데 평소에 기름종이는 건조가 무서워서 안 쓰는 저도 피부 표면에 지저분해 보이는 유분만 겉어내 주어서 잘 쓰고 있어요. 특히나 정말 피부 표면만 보송해 보였으면 좋겠다 싶을 때 한 장 뽑아서 파우더 묻어있는 면으로 살짝살짝 눌러주면 피부는 보송하지만 기름종이에는 유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조금만 흡수되어 있고 건조하거나 갈라지거나 하지 않아서 좋아요. 팩트나 파우더를 브러시/퍼프와 함께 사용하면 되지 왜 굳이 이 제품을 사용하냐고 묻는다면 일단 팩트는 들고 다니기가 번거롭고, 까먹고, 퍼프 세척도 귀찮고요, 브러시로 눌러줬을 때는 테크닉 부족 때문인지 생각만큼 깔끔하게 겉만 뽀송해 보이게 처리가 안되는 것 같아서요. 제가 원하는 정도로 뽀송해 보이게 파우더 팩트 처리를 하면 외출 후에 시간이 지나면서 건조해오더라고요. 눈가는 이 제품보다 파우더 처리를 하는게 부위가 좁아서 건조함 덜하고, 뽀송하고 지속력도 좋은데 이마나 코 주변은 피부가 얇아서 그런지 건조함이 느껴져서 요즘 갸스피 파우더 오일 클리어 페이퍼를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케이스가 너무 못생겨서 기름종이 케이스를 하나 살까 하고 찾아봤는데 이제는 더이상 아무 브랜드에서도 시판하지 않아서 아무래도 곧 스스로 만들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참고로 좋아하시는 제품이라면 올리브영 등의 드럭스토어에서 1+1로 묶어 자주 세일하니까 그 기회에 구매하세요.

⌁ 디올 립글로우 004 코랄 | Dior Lip glow no.004
이건 올해뿐 아니라 고등학교 때부터 꾸준한 favorite인데 유사한 제품이 많이 나와도 립글로우 특유의 쫀득함이나 얼룩덜룩해지지 않는 점이 좋아서 늘 백업을 두세 개씩 해두고 사용합니다. 올해에는 맨 얼굴에 바르고, 자고 일어나서도 생기를 잃지 않은 척 ^^ 원래 입술이 옅은 핑크인 척 ^^ 하느라 특히나 유용하게 사용했네요. 색이 있는 립밤은 아무리 케어용이라도 밤에 바르고 자는 게 찝찝한데 이 쫀득한 느낌이 좋아서 디올이 똑같은 제형으로 투명한 립밤을 출시해주지 않는 이상 가끔 바르고 자는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아임미미 아임립스틱 #BC012 노팅힐 | I'M MEME I'M LIPSTICK #BC012 Nothing Hill
얘도 마찬가지로 립 베이스로 쓰면서 부케누디와 함께 올해 가장 자주 쓴 립스틱에 뽑혔습니다. 립스틱 본통으로 바르면 좀 답답해 보이고 매끄러운 느낌이 아니어서 손이 잘 안 갔었는데 부케누디와 함께 평소에 잘 안쓰는, 립 베이스로 사용하면 좋을 만한 컬러들을 잘라서 작은 약통에 넣어 다니니까 세상 편하고 밖에서도 사용하기 쉽고 좋더라구요. 얘는 입술에 올리면 코랄컬러가 좀 느껴져서 아예 컨실러나 부케누디처럼 사용하기는 색감이 도드라지는 느낌이지만 그대신 다른 립컬러 어떤 걸 함께 매치해도 제품 자체가 제게 잘 맞는 컬러라 소화하기가 쉬웠어요. 단독으로 바르면 좀 애매하고 다른 컬러와 매치했을 때가 좋았습니다.

⌁ 마몽드 크리미 틴트 컬러 밤 인텐스 1호 부케누디 | Mamonde Creamy Tint Color Balm Intense #1립스틱 사서 하나를 조져본 적이 없는 사람 누구세요 나야나입니다. 사실 저 말고도 많을테 지만 태어나서 립스틱을 하나 끝까지 다 쓴다는 일이 얼마나 끈기와 애정과 썸띵 ..의 노력을 요하는 행위인가요. 저는 죽을 때까지도 하나를 다 못 쓸 거라 생각했는데 그래도 다 쓰게 된다면 아마 그건 일생의 홀리그레일 이니스프리의 민들레꽃 코랄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얘가 첫 립스틱 힛팬일듯합니다. 마몽드의 크리미 컬러밤 라인 인기가 참 많아서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을 테고 저도 엄청 엄청 좋아해서 6개를 가지고 있다가 하나 잃어버려서 세일 안 하는 기간에 가서 잃어버린 하나를 사 오기도 했거든요. 6개 무슨 컬러 무슨 컬러인지는 이름을 몰라 나열을 못 하겠고 제일 좋아하는 것은 잃어버려서 새로 산 벨벳레드, 그리고 이 제품이 아마 4위나 5위쯤 될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 아이를 거의 다 써가는 이유는 립 베이스 깔기 좋은 색이어서. 사실 저한테 딱 붙는 누드는 아니고, 인디핑크 컬러라서 저보다는 쿨톤에게 딱 붙는 베이스 누디 컬러 일 텐데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입술 전체에 베이스로 깔고 노랗게 뜨는 오렌지 컬러나 쿨 핑크 컬러를 발라 포인트 주기에 좋았어요. 텍스쳐가 매트하긴 해도 무른 타입이라 브러시로 바르기도 좋고 그냥 손으로 톡톡 치듯이 입술 라인 밖까지 스머지해서 발라주는 게 더 좋았습니다. 특히나 저는 아랫입술 두께가 비대칭이거든요. 오른쪽이 좀 더 도톰한 편인데 남들은 몰라도 나는 아는 게 콤플렉스인지라 그거 보완할 때 아주 좋았어요. 보통 컨실러로 립라인을 커버하면 양각이 도드라지는 라인 부분이 눈에 띄어서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워 보이는데 이런 컬러로 스머지하면 자연스럽고 원하는 만큼 입술을 확장할 수 있는 효과가 있어요.

⌁ 미샤 실키 래스팅 립 펜슬 엔젤칙스 | MISSHA Silky Lasting Lip Pancel Angle Cheeks 
립펜슬 역시 립 베이스 겸 비대칭인 립 라인 맞추기로 잘 사용했었어요. 그런 용도로 쓰려고 립라이너를 좀 사봤었거든요. 누드톤부터 피치 핑크톤까지 괜찮아 보이는건 다 사서 써봤는데 마음에 안 들거나 롱래스팅 기능을 강조하려고 진득하게 만들어서 펜슬인데도 입술 주름에 따라 포스터칼라마냥 갈라지는 제품도 있었고 색이 동동 뜨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제품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같은 라인에 엔틱박스 컬러도 함께 구매했는데 그 제품은 립 베이스로 사용하기엔 저한테는 좀 진했고 엔젤칙스가 제일 부드러운 핑크 느낌의 입술색 같아서  좋았고 슥슥 대칭 맞춰 그리고 손으로 톡톡 두드려 마무리하기도 좋았어요. 저와 비슷한 용도의 립라이너를 찾으시면 한번 테스트해보세요.

⌁ 페리페라 잉크 더 촉촉 1호 꽁냥 꽁냥, 2호 앙증보스 | Peripera Ink Moist no.1, no.2
제가 마리킴 일러스트가 싫어서 페리페라 제품을 한참 안 샀던 것은 조금 오래된 트이타 칭구들이라면 아실 것…. 이 제품은 시중 나와 있는 보통 사이즈 제품이 아니고 트레블 키트같은 아주 작은 틴트가 대여섯 개 들어있는 제품의 구성품이에요. 사실 이런 컬러의 틴트류가 얼마나 대한민국에 많습니까... 세계를 선도하는 케이-뷰티템이라면 쿠션파운데이션도 있고 에어퍼프도 있고 그렇지만 역시 원조 오브 원조는 립틴트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저렴한 가격에 바르기 쉽고 얼룩 안 지고 컬러 다양하게 잘 나오잖아요. 저도 맨 얼굴용 립틴트, 진한 립스틱 아래에 베이스로 펴바를 립틴트, 아무 화장에나 막 발라도 괜찮은 무난한 컬러의 립틴트, 진짜 mlbb컬러 립틴트 등등 많이 가지고 있지만, 이 제품 두 개를 가장 자주 많이 사용해요. 이 제품의 특징이자 장점은 오랜 지속력인데 사실 물틴트가 아니고 촉촉하게 유지되는 타입이라 그렇게까지 오래간다는 느낌은 못 받았어요. 때때로 화장 지워도 남아있을 때가 있기도 한데 보통은 아래 립밤을 한번 바르고 발라서 그런지 오래가진 않더라고요. 이런 촉촉한 타입의 틴트들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지속력보다는 거울 없이 막 발라도 괜찮고, 각질 부각 안 시키고 요플레 현상이 없는 점을 높이 삽니다. 립스틱 위에 얹어도 적당한 광택을 오래 유지해주고 그냥 맨 얼굴에 톡톡 찍어서 음파 음파 해도 괜찮고요. 색이 흔하디흔한 색 같아도 막상 너무 핑크이거나 너무 레드이거나 너무 오렌지가 아닌 틴트를, 그리고 발색이 핫핑크가 아닌 틴트를 찾기가 어려웠는데 적당히 레드-핑크 계열을 웃도는 색감이랑 오렌지 안 받는 저한테도 들뜨지 않게 노란 기가 짙지 않은 오렌지라서 좋았어요. 색조를 재구매하는 것은, 특히나 로드샵 립제품을 재구매하는 일은 잘 없는데 이 제품은 바르기 쉽고 광이 오래가고 얼룩지지 않고 색이 만만해서 큰 본 제품으로 구매를 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 3CE 쓰리씨이 듀오 컬러 페이스 블러쉬 #미스플라워 | 3CE Duo Color Face Blush MISS FLOWER
올 한해 산, 모든 화장품을 통틀어 제일 마음에 드는 제품은 미스플라워입니다. 본통에 두 컬러 모두 단독 사용했을 때에는 저한테 100% 잘 어울리는 컬러라고 말하기 애매한 색들이라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두 색을 잘 섞어서 볼 위에서 살살 굴려주면 진짜 맑고 투명한 홍옥 같은 뺨이 되어요. 피치와 레드핑크 어디쯤인데 맑은 느낌으로 올라오니 사과 같은 뺨이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구요. 너무 예뻐요. 바르고 색이 너무 예뻐서 마구마구 뒷감당 안 하고 올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사실 발색이 잘 되기도 해서 한번 묻혀 잘 굴려 바르고 더 손을 안 대는 게 제일이긴 한데 투명한 느낌이라 홀린 듯 또 올리게 되어요. 평생에 '일본 화장품의 투명한 블러셔 느낌은 영 취향이 아니고 잘 안 어울린다. 그건 피부가 좋아야 예쁘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 제품은 고르지 못한 피부톤을 부각시키지도 않고 형광 기가 살짝 돌면서 안색을 밝게 해주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얌전한 느낌은 아니라 그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리긴 해도 색이 안 예뻐서 호불호가 갈리진 않을것 같아요. 피치 컬러는 눈두덩이 섀도우처럼 바르기도 좋고 이가리 메이크업하기에도 좋은 제품이에요. 저는 단독으로 바르는데 가끔 피부톤이 별로 안 좋은 날에는 아래에 뽀얀 딸기 우유색 블러셔를 넓게 얹고 좁은 부분에만 바르기도 합니다. 짱 예뽀 !

⌁ 베네피트 단델리온 | Benefit dandelion brightening face powder
화장품을 좋아하다 보면 너무 유명하고 스테디셀러에 베스트 셀러라서 나도 한번 써봤겠지, 나도 가지고 있겠지 싶은데 실상 산 적도 없고 발라본 적도 없는 제품들이 있거든요. 저한테는 단델리온이 그런데 요즘이야 로드샵 제품이 워낙 잘 나오고 가격장벽이 낮아 대중적이다 보니 단델리온의 화력이 예전만 못한 느낌이지만 제가 처음 화장품을 좋아하던 때에는 이 제품을 인생 블러셔라고, 톤 상관없이 모두에게 예쁜 핑크 블러셔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엄청 엄청 많았습니다. 초창기 협찬 없던 겟잇뷰티에서 단델리온 저렴이라고 뽑은 네이쳐 리퍼블릭 블러셔가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고 진짜로 웬만한 사람들은 이 제품을 다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저는 양도 너무 많고 평생에 살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다 그냥 다른 제품 살때 끼워샀었어요. 써보니 왜 유명하고 왜 인생템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은지를 알겠다 입니다. 저는 블러셔 바를 때 무조건 두 제품을 믹스하건 구역을 나눠 바르건 얹어 올리건 하는데 그러면 사실 하나 바를때보다 예쁜게 당연하잖아요. 예쁜거+예쁜거=짱예쁜거 의 공식, 모두가 아는 가장 대중적 공식이니.. 나스 오르가즘도 뽀얀 블러셔들이랑 바르면 더 더 예쁘고 섹스어필도 비슷한 느낌의 핑크 블러셔랑 같이 바르면 더 예쁘고. 단델리온은 하나만 발랐을 때가 제일 최고로 예뻐요. 쉬머한 광이 하이라이터 따로 안 해도 뺨을 감싸줘서 빵실빵실 뽀독뽀독 볼이 되고, 피부톤이 너무 더워 보이는 색이 아니고 아니고 누가 써도 적당한 느낌의 홍조같은 분홍빛이 올라와서 저처럼 화장품 똑같은 거 이틀 넘게 바르면 병나는 사람보다 매일 같은 색만 바르고 살아도 괜찮은 분들이 구매하시면 여러 메이크업, 분위기에 구애 받지 않아서  좋을 것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단델리온이 뭍힐 만큼 어두운 피부톤이 아니라면 누가 써도 예쁜 핑크 볼이 됩니다. 

⌁ 나스 하드와이어드 아이섀도우 아우터 리미츠 | NARS HardWired Eyeshadow OUTER LIMITS
세포라에서만 단독 판매하는 나스 하드와이어드 섀도우 중 아우터리미츠이에요. 이건 산후로 한 번도 마음에 안 든 적이 없이 늘 바르면 바를 때마다 새롭고 아름답고 예쁘고 앓게 되는 진짜 최고 펄 반짜긔.. 푸석해 보여도 피부에 올리면 찰싹 붙고 가루가 안 날려서 좋아해요. 오렌지 컬러 베이스에 핑크 실버 글리터들이 정렬되지 않게 반짝이는게 제일 좋습니다. 몇 개를 더 쟁일까 싶기도 한데 화장할 때마다 매번 쓰는데도 구멍이 파일 조짐도 없어서 나중에 '세포라가 아우터리미츠 더이상 안 판단다.' 하는 이야기가 들려올 때쯤 두 개만 더 살 거에요. 넓은 색조의 세계에서 취향도 다채롭고 텍스쳐도 다채롭고 어쩌고 저쩌고,..이지만 그냥 저는 완전 많이 좋아요 제일 좋아요.

⌁ 오리진스 스팟리무버 안티-블래미시 트리트먼트 젤 | ORIGINS Spot Remover Anti-blemish treatment gel
유명한 전설의 오리진스 스팟리무버. 한 달에 한번 꼭 생리할 때만 되면 턱에 뾰루지가 나서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에요. 이 제품은 살리실산, 우리가 아는 모공 아래까지 침투해 피지를 녹여낸다던 그 BHA가 주된 성분이라 바르면 싸하고 따갑기도 하고 자극적인 느낌이 들기도 해서 스팟부분에만 소량 발라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워낙 고질적 호르몬성 트러블을 달고 사니까 매번 염증 주사 맞으러 갈 수도 없고 아프고 뜨겁고 붉게 퉁퉁 부어 간지러운 트러블을 빨리 터트리건 잠재우건 해결하고 싶어서 구매한 제품인데 확실히 바르면 트러블의 종말을 어떤 식으로든 앞당겨 주긴 합니다. 엄청 작은데 한번 사면 또 엄청 오래 써요.

⌁ 더페이스샵 클린페이스 스팟 코렉터 | THEFACESHOP Clean Face Spot Corrector
이 제품도 오리진스 제품이랑 비슷한 스팟 젤 제품이지만 얘는 주요성분이 락트산인데 우리가 아는 AHA래요. 그래서 아무래도 오리진스보다는 자극이 덜하고 발랐을 때도 향기로와요. 정말로 좋은 향이 납니다. 그 대신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오리진스보다는 빨리 크고 안 짜지는 트러블을 종말로 밀어 넣어주는 느낌이 덜하고 자잘한 여드름을 진정시켜주는 느낌이라 그때그때 봐가면서 나눠 써요. 오리진스가 효과대비 용량대비 다 따져서 비싼 가격이라고는 생각을 안 하지만 그래도 부담이 된다면 이 제품도 괜찮아요. 

⌁ 드림윅스 아임 더 미라클 피오나 핑크팩 | DREAM WORKS I'm the Miracle Fiona Pink Pack
엄청 더운 여름에 호르몬제 부작용으로 생에 처음, 여러 개의 엄청 많은 트러블을 그것도 뺨 턱 입가같이 피부가 예민한 곳에 달고 한 달을 살았었어요. 다행히 호르몬제 끊으니까 트러블이 같이 끊겼는데 어쨌든 21일 치 약은 먹어야 하고 21일 중 대강 15일 후쯤 되었을 때 '아 이게 약 문제이구나' 하고 깨달아버려서 (그전에는 덥거나 피곤해서라고 생각했어요)당장 다음날 화장을 해야 하고, 피부를 지키기 위해서 구매했던 팩입니다. 얼마전에 유트루 브이로그 보니까 나오더라구요. 그 언니는 꼭 내가 좋아하는 제품을 영상에서 말씀하셔서 못 구하게 만들어 .. 유트루 좋아하니까 참습니다. 그래도 전국 품절된 카타스트로피 코스메틱의 한.. 잊지 않는다.. 아 아무튼, 올리브영에 들렀다가 성분을 보니까 칼라민과 카올린이 되게 많이 들어있길래 이건 안 맞을 리가 없겠다 하는 생각에 집어왔고 피부가 매일 안 좋으니 매일 했어요. 이런 머드팩 타입은 닦아내고 바르고 그런게  귀찮기도 하지만 자주하면 피부 자극이 느껴져서 주기를 좀 두는 편인데 얘는 정말 매일을 해도 괜찮았고 카타스트로피 코스메틱처럼 아픈 피부를 나아가게 해준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화난 피부를 더 화나지 않게 진정시켜주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러쉬의 팩 말고는 머드팩이나 수면팩이나 하나도 끝까지 써본적이 없는데 이 제품은 이제 한번만 더 쓰면 끝일 것 같아요. 진정에 좋아요. 드라마틱한 효과를 바라지 않고 그냥 내 피부가 진짜 화가 많이 나 있는데 (병원 갈 정도는 아니고) 화를 더 나지 않게 달래고 싶다 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 블랙 커런트 시드 오일 | Black Currant Seed Oil
자주 제품이 품절되고 단종되고 그러는 거 같아서 그냥 쿠팡 글로벌이나 아이허브에서 적당한 제품 아무거나 골라 사시면 될 것 같아요. 이 오일을 먹고 피부가 이영애가 된 이야기를 했다가 트위터 리트잇맨이 되어서  >코스메틱 계정 운영하는 / 블랙커런트시드 오일 추천하는 사람<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여자에게 좋다고 해서 먹었었어요. 생리통도 심하고 PMS도 심하고 몸도 차고, 주기가 딱딱 맞는 게 신기할 정도로 몸이 잘 굴러가는 느낌은 아닌데 그걸 좀 줄여주려나 하는 맘에. 그리고 엄마가 완경을 맞이하셔서 함께 먹어보려고 주문했고 엄마는 효과를 못 보셨지만 저는 피부로 느꼈습니다. 사실 피부에만 느낀 것 같아요. 결도 좋아지고 안색도 좋아지고 그냥 전체적으로 피부가 좋아져요. 리트윗이 엄청 되었는데 실제로 저한테 들려오는 후기가 없어서 저만 그런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먹은 날과 안 먹은 날의 피부 상태가 다르다고 하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늘 추천할 때 눈치를 보며 합니다..특히나 이런 영양제들은 더더욱. 무튼, 예전에 피부를 위해서 엘시스테인도 먹어보고 여러 영양제 많이 먹어봤었는데 가장 빠른 시일 내 빠르고 극적인 효과를 준 아이는 블랙커런트 시드 오일이었어요. 타블렛으로 된 제품을 구매하시면 됩니다

⌁ 도고렉스타 강압 무릎형 압박 스타킹 (의료용)
이 아이를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세상이 행복하고 화가 줄어들고 더 착하고 예쁜 사람이 되었을 텐데 올해 하반기가 되어서야 알게 되고 접하게 되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하체 부종은 둘째치고 혈액순환이 안 되어서인지 엄청 저리고 아파서 추위가 시작만 되면 가을부터 고통 속에 살거든요. 그래서 올리브영에 파는 일본 수면 압박 타이즈를 여름용, 겨울용, 더 강한 압박용 그것도 늘어나면 또 사고 또 사고. 스포츠 테이핑이 유행했을 때는 그것도 해봤었고 안 해본 것이 없어요. 병원에 가도 그냥 약 먹고 평생 살아야 한다니까 딱 부러지는 대책이 없는데 그래도 자다가 깨면 아프고 화나고 그러다 의료용 타이즈를 만났습니다. 이 제품이 제일 유명하다고 해서 믿음의 쿠팡맨 로켓배송 받아서 손으로 조물조물 빨아서 방에 던져놨는데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마르길래 좋다! 했었고 입어보니까 정말로 짱짱하고 하루종일 다리가 안 저려서 좋다 좋다 ! 했었어요. 신기가 어려울까봐 고민했었는데 그냥 쑥 들어갔고 짱짱하고 잘 안 늘어나고 좋아요. 압이 적절하고 부분마다 달라서 발이 저리지도 않고 무릎 아래에서 끊기는데도 아래로 돌돌 말려 내려오는 것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다리 많이 저리고 별의별 수면용 압박타이즈를 사봐도 안 된다 하시면 구매해보세요. 엄청 만족하실 거에요. 이건 사보세요 라고 말할 수 있어요 키키. 

⌁ 랩피토 레그 쿨링 젤 | RAP PHYTO Leg cooling Gel
위에 가을이 오면 저리고 아프다고 했는데 이거 산거보면 사계절 내내 저리고 아프네요. 참, 다리 저리다고 하니까 운동하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으셨는데 제가 작년 연말부터 올여름까지 얼마나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맨으로 살았는지 못 보셔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겠지요. 그전에도 혈액순환, 골반교정, 다리부종 이름을 달고 나온 모든 스트레칭, 요가는 다 했었지만 효과가 없었읍니다. 무튼, 여름에는 시리지 않고 무릎 뒷부분이 정말 심하게 저려서 고생했었거든요. 구애인이 해결방법 찾는다고 불꽃서칭을 했으나 뭐 지가 어떻게 나와 함께 평생지기로 살아온 다리 저림을 해결할 수 있겠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30분 골반과 하체를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고 폼롤러 돌리구 저녁에 운동하고 또 30분 더 스트레칭해도 저려서 울던 때였기에 올리브영에서 이 제품 세일한다길래 그냥 붓기나 빠지라고 구매했었습니다. 대단한 효과라고 할 건 없는데 쿨링효과가 순간적으로 강하다 보니까 다리 맛사지할때 시원하게 사용했었어요. 신기하게도 그냥 바디로션 발라서 마사지 할 때보다 좀 더 풀린 느낌이기도 했는데 그게 이 제품의 어떤 성분 때문인지는 모르겠어요. 여름 내내 외출 전에도 바르고 자기 전에도 바르고 열심히 써서 내년 여름에 또 사야지 했었어요. 냄새가 강한데 금방 날아가고 끈적임이 아주 없진 않지만 적은 편이고 마사지 하기 좋은 젤타입이라 더워지는 때에 굳이 붓기나 다리 저림이 아니라도 한 번씩 사봄직 한 것 같아요. 비슷한 제품이 워낙 많은데 제가 사대주의자라 외제라면 똑같아도 더 좋아 보이는 기분도 들고 그래서 프랑스 제품이라는 걸 안 이후로 다른 제품은 안 사고싶더라구요. 사실 가격이 저렴하면 살 텐데 얘가 세일을 하면 하지 않은 제품들보다 더 저렴하고 랩피토는 여름 내내 세일을 하니까요. 


2017년 참 별거 없이 바쁘기만 엄청 바쁜 한해였는데 그래도 지나와서 생각해보면 잘 보냈다 싶어요. 2017년 안에 이 글 다 못 쓰는 거 아닌가 걱정이 많았지만, 마무리를 해내어서 뿌듯하네요.
한 해 동안 다들 고생이 많았습니다. 올해는 엄마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된 한 해였어요. 내 노력의 성과가 늘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도 아주 호되게 배웠습니다. 일 년의 초반은 건강 헬스맨으로 후반은 체력 몸매 저질맨으로 살아가게 된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건강 헬스맨이 되고 싶어요. 
지독하게도 뜨거웠고 급했고 그래서 부딪히고 넘어지고 깨지고 그래도 파편 잘 모아 과제하던 실력으로 단단히 야무지게 붙였으니 칭찬해줄만 합니다. 올해에는 수영도 배웠고 운동도 열심히 해봤었고 배워보고 싶던 것도 마무리는 못 했지만 시작해봤으니 진짜 대단했지요! 별거 아니라도 나를 많이 칭찬하고 예뻐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던 부분이 못내 마음에 걸리지만 2018년에는 더 나은 인간이 될 테니까 적어두고 잊지 말도록 해야지. 
이제껏 늘 그래왔듯 2018년에도 내가 선택한 것은 될 대로 되라 하는 마음으로 허투루 살지 않는 사람이 되길. 해피뉴이어입니다 !